럭셔리한 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대단한 것이 있다. 기본을 지키면서 최상의 퀄리티로 완성된 이 집도 그렇다. 외부의 풍경과 실내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용인의 타운하우스는 최고의 자재, 훌륭한 마감을 적용해 6성급 호텔 못지않은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용인의 한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외국에서나 볼 법한 집을 만났다. 전원주택 못지않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주변 환경, 계단 아래로 펼쳐지는 거실과 주방의 구조도 특별하지만 구석구석 눈에 거슬리지 않은 수려한 마감으로 공간의 품격을 높였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가구로 스타일링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세밀한 요소에 공을 들이는 데 집중한 이 집은 고급 주택의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이 타운하우스는 외관과 구조가 훌륭했던 것에 반해 내부 마감재가 아쉬웠다. 그래서 새집이지만 미련 없이 전부 고치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은 문에서 시작했어요. 손잡이나 바꿔볼까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 이탈리아 브랜드 리마데시오 Rimadesio의 문을 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에 맞춰 이것저것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집 전체를 고치게 되었죠.” 집주인이 말했다. 이 집은 청담동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혼자 살고 있다. 창을 따라 산과 나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과 ㄷ자로 방이 줄지어 있는 구조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그는 이 집을 잘 고치면 해외의 고급 주택 못지않은 멋진 집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집 안 어떤 공간도 흐트러진 데 없이 빼어난 집, 시각적으로 예민한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 이상적인 집을 떠올렸다. 그간 고급 아파트를 다녀보니 ‘고급’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나뭇결을 구현한 필름지, 대리석 무늬의 타일 등 진짜 소재를 대체한 인공 재료가 사용되어 못마땅했다. 그래서 정말 좋은 소재를 선별해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최고급 주택을 실현하기로 마음먹고, 지인의 소개로 폴리토 Polito의 이수현 실장을 찾아갔다.
그녀는 8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을 싱글남이 혼자 살기에 최적화된 구조로 탈바꿈시켰다. 방 3개를 터서 침실, 드레스룸, 욕실이 이어지도록 했고 미닫이문으로 서재와 침실을 분리해 필요할 때마다 여닫으면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아무리 평수가 넓어도 화장실이 늘 좁았던 게 싫었다는 집주인의 의견을 반영해 방 하나를 없애고 욕실을 건식으로 크게 만들었다. 눈에 거슬리는 변기와 샤워기는 각각 부스를 만들어 분리하고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하얀색 욕조를 설치했다. “클라이언트가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몇 번이고 수정을 거듭하게 되었어요. 결국 공사 기간만 1년 반이 걸렸죠. 천장 조명의 위치도 다섯 번 정도 뜯었다 붙였고, 리마데시오 문도 시공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어요. 이 문은 일반적인 나무 소재가 아닌 알루미늄 소재로 속 프레임도 따로 있어 정석대로 시공하려면 매우 까다롭거든요.” 이수현 실장이 공사하면서 느꼈던 애로 사항을 털어놨다. 거실과 주방의 층고는 공사를 하면서 위를 높여 3m, 다른 방은 층고가 2.6m라서 그 크기에 맞춰 문을 따로 주문했다. 그래서 문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시원하고 길게 뻗어 있다. 문 바깥쪽은 모두 화이트 톤이지만 세탁실, 운동룸, 서재 등 각 방의 성격에 따라 안쪽 문의 색상을 옐로, 그린 등으로 다르게 선택했다. 이 집에는 무심코 지나칠 만한 이런 숨은 디테일이 정말 많다.
대리석 마감을 할 때 최고급 호텔에서나 쓸 법한 레진 메지를 사용하느라 시공비가 상당히 들었고, 침실에서 드레스룸을 지나 욕실로 향하는 복도 벽은 일반 페인트가 아닌 스타코로 마감해 시멘트 벽 같은 느낌이다. 벽에는 걸레받이 몰딩을 없애고 마이너스 몰딩을 시공했는데, 거실로 향하는 작은 계단에서는 몰딩이 아예 사라지다 뱅앤올룹슨 오디오와 TV가 설치된 자리부터 슬며시 다시 등장한다. 공간에 오래 머물고 직접 사용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집주인은 무엇보다 다양한 톤을 적절히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컬러칩이나 컴퓨터 모니터로 볼 때는 어울리는 색상이 실제 보면 조화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수현 실장은 이럴 때마다 좋은 결정을 내려줬다. 거실은 흰색 벽에 베이지 톤 원목 마루를 사용하고, 주방은 짙은 브라운과 그레이 컬러를 선택했다. 그리고 식탁 위에 걸어놓은 피터 줌토르의 펜던트 조명, 새로 설치한 에탄올 난로, 뱅앤올룹슨 스피커로 검은색을 더했다. 뉴트럴한 톤이 전체 분위기를 이끌지만 곳곳에 검은색을 첨가해 공간에 율동감을 부여했다. 이수현 실장은 “주거 공간은 디자이너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고객의 취향을 맞춰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회사의 스타일을 복제하기보다 집주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녀가 북돋워준 덕분일까. 자동차, 구두, 시계 등 럭셔리한 물건에 조예가 깊은 집주인의 관심은 이제 집이라는 공간으로 향해 있다. “까시나의 LC 소파는 비율이 정말 예쁘죠. 등받이가 낮아서 창을 가리지 않고 풍경을 살릴 수 있더군요. 침실에 둔 PP 뫼블러의 발렛 체어는 여인의 등이 생각나게 하는 형태감이 너무 우아하죠.” 새로 구입한 가구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단지 비싼 것보다 만든 이의 노고가 들어간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 그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시계의 끝판왕이라는 파텍 필립처럼 기본을 지키면서 비율과 마감, 정밀도를 최상으로 올리는 것이었고, 이 집을 통해 이상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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